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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반성과 재범방지 노력은 양형에서 어떻게 평가되나: 반성문, 부인, 수강명령, 교육 이수 자료

양형기준은 반성을 마음가짐이 아니라 범행을 인정한 경위와 자발적 노력을 조사해 판단할 사실로 다룹니다. 그 기준에 비추어 반성문과 교육·치료 자료가 어디까지 의미를 갖는지 조문과 판결로 살펴봅니다.

반성은 왜 양형에서 따지는 사실이 되는가

형법 제51조에 반성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법원이 반성을 살피는 통로는 네 번째 항목인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양형 조건 전반은 별도의 글에서 다루므로, 여기서는 반성이 그 안에서 어떻게 평가되는지만 봅니다.

형법 제51조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여야 한다.

대법원이 사형 선고의 당부를 심사하면서 심리할 양형 조건을 나열한 판결을 보면, 반성과 재범 우려가 어떤 자리에 놓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형이라는 극단적인 사건의 설시이지만, 양형 조건으로 어떤 사실을 살피는지 보여 주는 문장이라 옮깁니다.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도5785, 2015전도105 판결

사형 선고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형법 제51조가 규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심리하여야 한다.

양형기준이 정한 '진지한 반성'의 뜻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은 '진지한 반성'을 정의해 두고 있습니다. 2026년 11월 4일 양형위원회 사이트에서 살인, 성범죄, 사기, 마약범죄 양형기준을 차례로 열어 보니 네 곳 모두 문장이 같았습니다. 다른 범죄군은 해당 양형기준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양형위원회 양형기준, 양형인자의 정의 중 '진지한 반성'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 피해 회복 또는 재범 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 여부 등을 조사, 판단한 결과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한 문장에서 읽어 낼 것이 많습니다. 판단의 재료로 먼저 드는 것이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입니다. 인정했다는 결과만이 아니라 언제, 어떤 계기로, 어디까지 인정했는지를 봅니다. 증거가 모두 드러난 뒤에야 인정한 경우와 스스로 사실을 털어놓은 경우가 같은 무게로 읽히기는 어렵습니다.

다음 재료는 피해 회복과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이고, 앞에 자발적이라는 수식이 붙습니다. 누가 시켜서 한 일, 판결 직전에 갑자기 시작한 일은 이 말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또 정의 문장은 '조사, 판단한 결과'라고 씁니다. 피고인이 반성한다고 말하거나 반성문을 냈다는 사정이 곧바로 이 인자가 되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사실을 보고 법원이 인정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양형기준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

진지한 반성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분류를 보면 드러납니다. 살인, 성범죄, 사기 양형기준의 양형인자표에서 진지한 반성은 일반양형인자의 행위자/기타인자 칸에 들어 있습니다. 양형위원회가 낸 양형기준 해설은 특별양형인자가 권고 영역(감경·기본·가중)을 정하는 데 쓰이는 데 비해, 일반양형인자는 권고 영역을 결정하는 데 쓰이지 못하고 이미 정해진 형량범위 안에서 선고형을 정할 때 고려된다고 설명합니다. 특별가중인자가 하나 있으면 일반감경인자가 여러 개 있더라도 특별양형인자만을 기준으로 가중영역을 고른다는 예도 듭니다.

정리하면 반성은 형량범위 자체를 옮기는 카드라기보다 그 범위 안의 어디쯤에 형을 정할지를 움직이는 사정입니다. 다만 해설은 일반양형인자가 양형기준에 적힌 것으로 한정되지 않는다고도 설명합니다. 표에 이름이 없는 사정도 권고 형량범위 안에서는 고려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양형기준 자체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으면서 법관이 존중해야 하는 기준이라는 점은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이 정하고 있습니다.

집행유예 단계에서도 반성은 다시 등장합니다. 살인, 성범죄, 사기, 마약범죄 양형기준의 집행유예 기준을 보면 '진지한 반성'은 긍정적 일반참작사유에, '진지한 반성 없음'은 부정적 일반참작사유에 있습니다. 마약범죄 양형기준의 평가원칙은 주요참작사유를 일반참작사유보다 중하게 고려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적습니다. 양형기준 해설의 살인미수 사례에서는 계획적 범행, 중한 상해, 피해 회복 없음이라는 주요 부정 사유가 있고 긍정 쪽에 형사처벌 전력 없음과 진지한 반성이 있는 경우 실형을 권고합니다. 반성이 인정되어도 다른 사유를 넘어설 만큼의 힘은 없다는 점을 보여 주는 예입니다. 집행유예 판단의 구조는 집행유예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마약범죄는 조금 다릅니다. 확인한 마약범죄 양형기준의 형종·형량 면에는 진지한 반성이 양형인자로 나오지 않고, 집행유예 기준 면에 참작사유로 나옵니다. 대신 투약·단순소지 유형의 일반양형인자에 '마약중독자의 자발적·적극적 치료의사'가 있습니다. 치료 자료를 다루는 대목에서 다시 보겠습니다.

범행을 인정하는 것과 반성하는 것은 같지 않다

자백과 반성은 흔히 한 묶음으로 이야기되지만 다릅니다.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말은 사실에 관한 진술이고, 반성은 그 사실에 대한 태도입니다.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탓을 하거나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이어 가면 인정은 있어도 뉘우침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판결은 인정과 반성의 효과와 한계를 함께 보여 줍니다. 마약류 매매·수수와 촬영물 전시·상영으로 기소된 피고인은 촬영물 부분을 다투었습니다. 이 판결이 소개한 원심의 양형 이유는 다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유리한 정상으로 보았습니다. 동시에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누범기간 중의 범행인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들었고, 항소심도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4. 11. 1. 선고 2024노1087 판결

원심은 피고인이 촬영물 등 전시·상영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은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였다. 반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은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하였고, 항소심은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하였다.

이 판결에서 눈여겨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일부를 다투더라도 인정하는 부분에 대한 반성은 평가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말로 하는 반성이 피해 회복 노력과 따로 놀면 불리한 사정은 그대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법리를 다투면서 잘못을 인정한 예도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항소심은 교사의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가 문제 된 사건에서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정당행위라는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양형에서는 초범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을 다른 유리한 사정과 함께 들었고, 불리한 사정까지 종합해 제1심의 징역 10월을 파기한 뒤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40시간의 수강명령을 선고했습니다. 형이 달라진 이유가 반성 하나는 아닙니다. 판결은 평소의 태도와 범행의 경위, 지인들의 탄원 등 여러 사정을 함께 들고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20. 8. 28. 선고 2020노1183 판결)

부인했다고 불리하게 볼 수 있는가

공소사실을 다투는 사람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대목입니다. 무죄를 주장하면 괘씸죄로 형이 올라가는 것은 아닌지, 억울해도 인정하는 편이 나은지를 고민합니다. 헌법 제12조 제2항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보장하고, 형사소송법 제283조의2는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을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부인과 양형의 관계에 선을 그었습니다.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1도192 판결

피고인은 방어권에 기하여 범죄사실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하거나 거짓 진술을 할 수 있고, 범죄사실을 단순히 부인하고 있는 것이 죄를 반성하거나 후회하고 있지 않다는 인격적 비난요소로 보아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결과적으로 피고인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것이 되어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나 행위가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경우에는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참작될 수 있다.

앞부분은 단순히 부인한다는 이유만으로 형을 무겁게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뒷부분은 그 예외입니다.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진실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 했다면 가중 사유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인이 시종 범행의 죄책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점을 양형 이유의 하나로 참작한 원심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어디까지가 단순 부인이고 어디부터 오도 시도인지는 판결이 일률적인 선을 주지 않으므로 사건의 증거 상황과 태도를 보고 판단됩니다.

여기서 구별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부인이 가중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말과, 반성을 유리한 사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은 다릅니다. 진지한 반성의 정의 첫머리가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이므로, 범행 전체를 부인하는 사람에게 이 인자가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부인해서 벌을 더 받는 것은 아니어도, 인정하는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유리한 평가는 없을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정확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두렵다고 하지 않은 일을 인정할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사실을 다투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방어이고, 억울한 유죄는 형량의 문제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다투는 사건의 반성문과 노력

다투는 사건에서 흔한 실수는 만일을 대비해 반성문을 함께 내는 것입니다. 죄송하다는 문장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말처럼 읽힐 수 있고, 다투는 주장과 앞뒤가 맞지 않아 어느 쪽의 진심도 믿기 어렵게 만듭니다. 일부만 다툰다면 인정하는 범위를 정확히 구분하고 그 범위 안에서만 씁니다. 전부 다툰다면 반성문 대신, 유죄 여부와 상관없이 의미가 있는 자료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가족 부양과 직장 관계, 건강 상태 같은 사정은 범행 인정과 무관하게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음주나 약물 문제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그 기록도 범행 인정과 분리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성문은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확인한 양형기준에 반성문의 분량이나 횟수를 따지는 항목은 없습니다. 정의 문장에 비추어 보면 담아야 할 내용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 무엇을 잘못했는지: 공소사실의 어떤 행동을 인정하는지 자기 말로 씁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표현은 어떤 행동을 뉘우치는지 보여 주지 못합니다.
  • 어떻게 인정하게 되었는지: 정의가 묻는 범행 인정의 경위입니다. 언제 어떤 생각으로 사실을 말하게 되었는지 사실대로 적습니다.
  • 그 일이 피해자에게 남긴 결과: 피해자의 처지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생각한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었다는 식의 문장은 뉘우침과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변명이 아니라 원인 분석입니다. 술, 도박, 약물, 분노, 금전 문제처럼 원인을 짚어야 뒤의 재범 방지 계획이 이어집니다.
  • 이미 무엇을 했는지: 피해 회복 시도, 치료 시작, 끊어 낸 환경을 날짜와 함께 적고 증빙을 붙입니다.
  •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지킬 수 있는 수준의 계획만 씁니다. 다시는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는 맹세보다 어느 기관에 언제까지 다니겠다는 계획이 확인하기 쉽습니다.

인터넷 예문을 옮겨 적는 일은 피하십시오. 예문에는 그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이 없고, 구체적인 사실이 없는 글로는 진심을 판단할 재료가 생기지 않습니다. 글솜씨가 평가 대상도 아니므로 문장이 투박해도 괜찮습니다. 대필을 맡기면 이 사람이 실제로 한 생각을 읽을 수 없게 됩니다. 재판부에 내는 글이므로 피해자에게 전하는 사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다음에 볼 위험이 있으니 신중해야 합니다.

재범방지교육·치료·상담 자료의 의미

교육 이수증과 치료 기록이 양형에서 의미를 갖는 근거는 분명합니다. 정의 문장의 '재범 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을 보여 주는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살인과 성범죄 양형기준의 집행유예 기준표에는 '재범의 위험성 등'이라는 갈래가 있고, 성범죄 기준의 그 일반참작사유 가운데 부정 쪽에는 약물중독·알코올중독, 사회적 유대관계 결여, 진지한 반성 없음이, 긍정 쪽에는 사회적 유대관계 분명, 진지한 반성 등이 놓여 있습니다. 범행의 원인이 된 문제를 다루고 있고 곁에서 살필 사람이 있다는 자료는 이런 항목에 대응합니다.

그러나 한계도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2026년 11월 4일 기준으로 살인, 성범죄, 사기, 마약범죄 양형기준을 찾아보았을 때 교육 이수나 수료, 상담을 이름으로 삼은 양형인자는 없었습니다. 교육 이수는 그 자체로 정해진 감경 항목이 아니라 진지한 반성이나 재범 위험성 판단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자료입니다. 수료증을 냈으니 형이 얼마 줄어든다는 공식은 양형기준 어디에도 없고, 수료증이 감형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진지한 반성은 일반양형인자이므로 인정되더라도 권고 영역을 바꾸지 못합니다.

마약범죄의 치료의사 인자 정의는 자료의 질을 어떻게 볼지 잘 보여 줍니다.

양형위원회 마약범죄 양형기준, 양형인자의 정의 중 '마약중독자의 자발적·적극적 치료의사'

당해 마약범행 적발 이전부터 확실한 치료의지가 있었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 왔음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며, 중독 증상에 대한 치료요법을 자발적·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를 의미한다.

적발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객관적으로 확인된다는 세 요건이 눈에 띕니다. 이 정의는 마약범죄에 관한 것이어서 다른 범죄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다만 치료와 교육 자료를 평가할 때 언제 시작했는지, 계속했는지, 제3자의 기록으로 확인되는지를 살피는 사고방식은 참고가 됩니다. 적발 뒤에 시작했다고 해서 무의미한 것은 아니어도, 이 인자의 정의를 그대로 채운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료를 고를 때는 범행 원인과의 연결을 먼저 봅니다. 음주운전 사건이면 알코올 문제에 대한 진료·상담 기록, 성범죄면 해당 행동을 다루는 치료나 상담, 도박 자금이 원인인 재산범죄면 도박 문제에 대한 치료와 변제 계획이 원인과 맞닿습니다. 사건과 관계없는 일반 교양 강좌는 재범 방지와 잇기 어렵습니다. 재범방지교육을 들었다면 무엇을 배웠고 실제 생활에서 무엇을 바꾸었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자료가 살아납니다.

형식적으로 제출하면 생기는 역효과

자료를 많이 낸다고 그만큼 유리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변론 종결 직전에 몰아서 받은 수료증, 같은 문구로 된 여러 장의 반성문, 내용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수증은 자발적 노력이라는 정의와 오히려 멀어 보입니다. 정의가 '자발적'과 '진심으로'를 요구하므로, 제출 시기와 내용이 그 반대를 가리키면 자료는 힘을 잃습니다. 재판부가 그런 인상을 받으면 반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집행유예 기준의 '진지한 반성 없음'이 문제 될 여지도 생깁니다.

더 큰 위험은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생깁니다. 성범죄 양형기준은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합의 거절에 대한 유형·무형의 불이익을 암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경우, 피해자의 인적사항 공개나 모욕적 발언 등을 한 경우를 '2차 피해 야기'로 정의하고 불리한 사정으로 다룹니다. 사기 양형기준에도 '합의 시도 중 피해 야기'가 있습니다. 반성을 보여 주려고 피해자에게 거듭 연락하는 행동이 이 인자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합의와 공탁 자체는 별도의 글에서 다룹니다.

사실과 다른 자료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다니지 않은 기관의 확인서, 사실과 다른 재직 서류, 부탁받아 꾸민 탄원서가 드러나면 다른 자료의 신뢰까지 무너지고, 경위에 따라 별도의 형사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이 명령하는 수강과 이수는 전혀 다른 제도다

스스로 찾아 듣는 교육과 법원이 판결로 부과하는 수강명령·이수명령은 이름이 비슷해도 성격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판결 전에 내는 양형자료이고, 뒤의 것은 유죄판결에 따라붙어 판결 뒤에 집행되는 처분입니다.

형법 제62조의2

①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거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할 수 있다. ② 보호관찰의 기간은 집행을 유예한 기간으로 하되, 법원은 유예기간의 범위 내에서 보호관찰기간을 정할 수 있다. ③ 사회봉사명령 또는 수강명령은 집행유예기간 내에 이를 집행한다.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59조

① 법원은 형법 제62조의2에 따른 사회봉사를 명할 때에는 500시간, 수강을 명할 때에는 200시간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다만,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② 법원은 수강할 분야와 장소 등을 지정할 수 있다.

여기에 범죄별 특별법이 더해집니다. 성폭력범죄가 대표적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②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한다)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에는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한다. 다만,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수강명령은 형의 집행을 유예할 경우에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병과하고, 이수명령은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할 경우에 병과한다. ⑦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은 일탈적 이상행동의 진단·상담, 성에 대한 건전한 이해를 위한 교육, 그 밖에 재범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내용으로 한다.

병과하여야 한다는 표현은 단서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병과 여부를 법원의 재량에 맡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집행 시기도 나뉩니다. 같은 조 제5항에 따르면 집행유예이면 그 유예기간 내에, 벌금형이나 약식명령이면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징역형 이상의 실형이면 형기 내에 집행합니다.

'특별한 사정'은 쉽게 인정되는 말이 아닙니다. 2026년 대법원 판결은 현역 군인처럼 군법 적용 대상자에게는 이수명령 자체를 명할 수 없다는 법리를 확인하면서도, 벌금 800만 원이 확정되면 군인 신분을 당연히 잃게 되는 피고인에게는 그 사정이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수명령을 빠뜨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도16559 판결

형사판결 선고 시 군법 적용 대상자의 신분에 있더라도 그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법령에 의하여 당연히 그 신분을 상실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 법원은 신분 상실의 원인이 되는 형을 선고할 때 보호관찰 등이나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 위 사정은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 단서의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판결 전에 교육을 미리 들으면 이 명령을 면할 수 있을까요. 제16조가 병과하지 않는 경우로 적은 것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수명령이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명령을 받은 경우입니다. 자발적 교육 이수는 조문의 제외 사유에 없습니다. 미리 들은 교육은 양형자료로 평가될 뿐 명령을 대신한다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법률의 수강·이수명령

조문의 끝말이 '하여야 한다'인지 '할 수 있다'인지가 법률마다 다르니 해당 조문을 직접 읽어 보아야 합니다. 마약류 관리법에서 말하는 마약류사범은 범위가 좁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

① 법원은 제3조,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마약류를 투약, 흡연 또는 섭취한 사람(이하 "마약류사범")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경우에는 1년 동안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 ② 법원은 마약류사범에 대하여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한다)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에는 2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교육의 수강명령 또는 재활교육 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한다. 다만,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도9737 판결

피고인들이 마약류의 투약, 흡연 또는 섭취한 행위로 기소되지 않은 이상 마약류사범이 아니므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 제2항에 따른 이수명령을 할 수 없다.

명령을 받은 뒤 어기면

명령은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수강명령 대상자는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62조에 따라 보호관찰관의 집행에 관한 지시에 따르고, 주거를 옮기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여행을 할 때 미리 신고해야 합니다. 형법 제64조 제2항은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수강을 명한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이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취소되면 유예되었던 형을 살게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취소를 신중하게 보아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 2009. 3. 30. 자 2008모1116 결정

집행유예의 취소는 자유형의 선고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사회봉사·수강명령의 실패와 다름아니기 때문에 사회봉사·수강명령의 목적을 도저히 달성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하여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취소가 가능한 시간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법원 2023. 6. 29. 자 2023모1007 결정은 취소는 집행유예 기간 중에만 가능하고, 취소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 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어 더 이상 취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것을 기대하고 명령을 미룰 일은 아닙니다. 기간이 지나기 전에 취소 결정이 확정되면 유예되었던 형을 집행받게 될 수 있습니다.

재범 위험성은 어떻게 판단되는가

재범 위험성은 두 군데서 쓰입니다. 하나는 양형 안에서 재범의 우려를 살피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전자장치 부착이나 보호관찰 같은 보안처분의 요건이나 내용을 정하는 경우입니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6403 판결은 형법 제62조의2의 보호관찰을 과거의 불법에 대한 책임에 기초한 제재가 아니라 장래의 위험성으로부터 행위자를 보호하고 사회를 방위하기 위한 보안처분이라고 설명합니다.

위험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전자장치 부착 사건의 판결이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당시 법률의 부착명령 요건에 관한 판단이어서 다른 절차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지만, 법원이 어떤 사실을 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2289, 2012감도5, 2012전도51 판결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 유무는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은 장래에 대한 가정적 판단이므로 판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이 판결은 치료감호와 부착명령이 함께 선고되는 경우 치료감호 원인이 된 심신장애의 종류와 치료 가능성, 치료의지와 주위 환경 등을 따져 보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판결시를 기준으로 한다는 말이 실무적으로 의미가 큽니다. 범행 당시 어땠는지뿐 아니라 판결 받는 시점에 그 사람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져 있는지가 평가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재범방지 노력을 자료로 보여 줄 때는 이 요소들에 맞추어 생각하면 됩니다. 범행을 부른 환경이 바뀌었는지(직장, 주거, 끊어 낸 관계), 원인이 된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치료, 상담, 교육의 경과), 감독해 줄 사람이 있는지(함께 사는 가족, 직장 상사)를 각각 확인되는 자료로 냅니다. 양형기준의 사회적 유대관계 항목과도 맞닿는 부분입니다. 앞에서 본 대구지방법원 판결이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이 없는 점과 집행유예·수강명령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지 않은 것도, 재범 위험성 판단이 부수처분으로 이어진 예입니다.

양형자료를 정리해서 내는 방법

좋은 자료도 흩어져 있으면 읽히지 않습니다. 공판 진행 중 양형자료를 낼 때는 다음 순서로 정리하면 재판부가 찾아보기 쉽습니다.

  • 앞머리에 사건번호와 피고인 이름, 전체 목록을 둡니다. 목록에는 자료마다 무엇을 보여 주려는 것인지 한 줄로 적습니다.
  • 자료를 형법 제51조 또는 해당 양형인자에 맞추어 묶습니다. 피해 회복 노력, 재범 방지 노력, 사회적 유대관계, 건강과 부양 사정으로 나누면 양형기준의 항목과 대응됩니다.
  • 재범 방지 자료는 시간순으로 놓습니다. 교육이나 치료의 시작일, 횟수, 내용, 현재 상태가 보여야 지속성이 확인됩니다.
  • 수료증 한 장에 그치지 말고 과정의 내용과 시간, 출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붙이고, 치료는 진료확인서나 상담 기록처럼 제3자가 작성한 문서를 냅니다. 민감한 진료 내용은 필요한 범위만 냅니다.
  • 반성문은 교육과 치료에서 실제로 달라진 점을 적어 자료와 서로 맞물리게 합니다.
  • 내는 시기를 나눕니다. 첫 기일 전후에 인정 여부와 현재까지의 노력을 내고, 새로운 사정이 생기면 그때 추가하면 경과가 드러납니다.

시기에 관해서는 조문을 알아 두면 좋습니다. 재판장은 검사의 의견을 들은 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03조). 변론이 종결되면 자료를 낼 자리가 사실상 닫히므로 그 전에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이나 신청에 따라 종결한 변론을 재개할 수 있지만(같은 법 제305조), 재개 여부는 법원이 결정합니다. 최후진술은 반성문을 낭독하는 자리로 쓰기보다 짧게라도 자기 말로 하는 편이 낫습니다. 항소심에서 새 자료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항소심 글에서, 수사 단계의 준비는 수사 단계 글에서 다룹니다.

법원이 끝내 보는 것

반성문, 수료증, 치료 기록은 모두 한 가지 물음에 답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이 사람이 자기가 한 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그 뒤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입니다. 형량을 낮추려고 준비한 서류와 달라진 생활의 기록은 시작 시점과 내용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 차이는 자료를 내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공소사실이 사실과 다르다면 그때 할 일은 반성이 아니라 사실을 다투는 것입니다.

이 글은 2026. 11. 4.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양형자료가 특정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글쓴이 신동우 변호사

법학박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재범방지교육원의 모든 영상 강의를 직접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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